내 그대를 생각함은
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
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
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
오랫동안 전해 오던
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.
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
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
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.
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.
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.
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.
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
꽃이 피어나고
낙엽이 떨어지고
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.
-황동규 <즐거운 편지>
'밀려오는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처돌이는 처돌지 않았다고 헤요 (0) | 2019.02.19 |
---|---|
sergei arsenevich vinogradov (0) | 2019.02.07 |
190207 (0) | 2019.02.07 |
달고나 뽑기 장인 (0) | 2019.02.06 |
더보이즈 현재5 (0) | 2019.02.06 |